[스포츠미래포럼 릴레이칼럼]이장호 서울특별시 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서울특별시장애인체육회 이장호 사무처장
서울특별시장애인체육회 이장호 사무처장

서울시장애인체육회에 들어서면 ‘장애인이 행복한 스포츠도시’라는 글귀가 눈에 띈다. 그 글귀가 곧 ‘동행·매력 특별시’의 한 축을 담당한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으로 일하기 시작한지 3개월이 되었다. 그동안 법조인으로 체육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 온 본인으로서는 장애인체육 현장의 체육행정을 맡아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비장애인체육과 유사한 부분이 많지만 장애인체육만의 특수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나라 전체 장애인은 인구의 5.1%로 265만명에 이른다. 그중 지체장애인이 45%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체장애인은 질병, 사고 등으로 신체활동에 제약을 받게 되는 장애를 말한다. 그 외 청각장애인(15.6%), 시각장애인(9.5%), 뇌병변장애(9.5%), 지적장애인(8.4%), 정신장애인(3.9%), 신장장애인(3.9%) 등으로 통계가 나와 있다. 통계를 보면 장애의 고령화가 뚜렷하게 보인다. 2021년도 이후 65세이상 고령장애인 비율이 50%를 넘어섰다. 전체인구의 고령 비율이 17%인 것과 비교하면 65세 이상 장애인구비율이 51%라는 훨씬 높은 수치를 보여준다는 것은 고령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더 기울여여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애로 인해 의료비, 교통비, 간병비 등의 지출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비장애인보다 많은 지원이 필요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단순히 시혜적인 지원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여기에서 체육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체육은 기본적으로 신체활동을 동반한다. 꾸준한 신체활동을 통하여 건강을 유지하고 사회적으로도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그 효과는 시혜적인 복지 이상을 가져올 수 있다. 체육예산 1%가 복지예산의 2%를 능가한다는 표현을 하는 학자들도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22년 통계에 의하면 장애인의 생활체육참여율이 26%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나마 서울은 23%밖에 되지 않는다. 비장애인의 생활체육참여율은 50%를 넘어섰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아마도 접근성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은 체육활동을 위하여 보조인이 필요하거나 장애인체육시설이 필요한데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에 장애인 전용 실내체육시설은 7개에 불과하다. 비장애인의 경우 적어도 1개구에 1개 이상의 체육관이 있어서 비장애인들이 즐길 수 있는 체육은 다양한 종목에서 가능하다. 그런데 장애인은 비장애인들과 어울려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서 전용시설이 필요한데 워낙 적은 수의 체육관이라 체육시설에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장애인체육시설의 확보가 중요한 이유이다.

장애인들을 위한 체육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 신체활동은 어려서부터 익숙해야 하는데 학교에서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찾아보기 어렵다. 특수교육을 담당하는 분들이 체육까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거워 별도의 체육 담당 또는 체육지도자가 방과후 학교교실 등을 통하여 장애학생들에게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물론 비장애학생들과의 어울림 운동의 기회는 더 필요하다. 어울림으로서 장애학생은 소외감을 극복하고 은둔형에서 벗어날 수 있고 비장애학생은 장애학생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포용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장애인을 위한 체육지도자의 숫자는 너무 적다. 비장애인의 경우 서울시 체육지도자는 350여명에 이른다. 25개 구에서 12~17명의 체육지도자들이 배치돼 어르신 또는 어린이 기타 체육 지도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각 자치구의 체육회가 활성화되어 있는 이유도 체육지도자들의 역할이 크다. 그런데 장애인의 경우 겨우 70여명에 불과하다. 정원은 115명인데 그 정원도 채우지 못하고 각 자치구에 체육지도자가 1명인 경우도 있다. 사무국장과 지도자 등 2명이 자치구 장애인체육을 이끌어 가니 얼마나 부실한 지 쉬 알 수 있다. 문제는 장애인체육지도자의 채용공고를 하여도 지원자가 거의 없다는 것이 더 심각한 현실이다. 왜냐하면 업무량에 비하여 보수 등 처우가 너무나 열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장애인체육과 무관한 사람을 채용할 수도 없다는 점이 곤혹스럽게 한다.

장애인체육의 현실이 이러하다. 현실진단이 정확해야 그에 대한 치료 또는 해결책이 나올 듯하여 개괄적이나마 정리해보았다. 체육의 활성화는 예산에 달려있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다만 예산의 방향도 중요하다. 장애인은 전문체육인 보다 우선 생활체육에 참여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신체활동의 기회를 부여하고 가까운 거리에 체육을 즐길 수 있는 장애인전용시설 또는 비장애인과 함께 운동할 수 있는 시설, 그리고 장애인체육프로램을 개발하여 그를 운용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인 지도자 등 그러한 환경이 갖추어지면 자연스레 전문체육인들이 발굴될 수 있고 그 전문선수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확대된다. 장애인이 행복한 도시가 선진도시라는 서울시장애인체육회의 모토와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이라는 서울시의 모토가 이루어지는 현장이 바로 장애인체육분야임을 알 수 있다. 더 많은 장애인이 생활체육을 즐김으로써 건강하고 행복감을 느끼는 사회가 되어 선진국가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필자 약력

- 변호사(사법연수원 24기)

- 서울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 대한장애인체육회 감사

- (전)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 (2008-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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