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Column] 경암 이상빈의 역학 이야기⑩ 죽음을 보는 눈
병들기 전 믿음으로 기도하고 영혼의 양식을 장만해둬야

글 이상빈

죽음 이후를 말하는 천당, 극락, 지옥, 불구덩이, 전생, 환생 등은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에게 회개와 반성, 희망과 기대감을 주며, 화해와 용서를 낳게 한다.

사람은 누구나 죽음 앞에서 두려울 수밖에 없다. 사후 세계를 경험해 본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정서에 맞는 종교를 적극 추천한다. 그렇게 되면 사람이 죽음을 맞이할 때 저승사자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종교에서 말하는 사후세계의 장밋빛 그림은 인간에게 상당한 매력을 주고 있지만 나약한 사람들이 맹신하거나 너무 취해서 본인의 자존감을 잊고 살 수 있으니 정말 유념해야 된다.

기독교의 사랑과 천당, 불교의 자비사상과 극락은 서로 일맥상통한다. 어떤 종교를 갖는다는 것은 물론 자기 자신을 위함도 있지만 넓게 보면 이 세상 모두가 평화롭고 좋은 세상이 되는 것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죽음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길로 간다. 예행연습도 없으며 죽음은 그 사물의 끝을 말한다. 죽음은 죽음이지, 사후체험이란 있을 수도 없다. 유체이탈이나 사후체험은 아직 목숨이 끊어지지 않은 꿈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죽음은 사랑스런 가족, 이웃, 친지 등 모두와 정말 마지막 이별을 고하게 된다. 나무 한 그루가 명을 다하고 고사될 때 옆에 떨어진 씨앗이 다시 싹을 틔우듯 사람은 그렇게 떠나간다.

죽음에 처한 사람은 마지막 호흡 한번 하기도 힘든데, 유언 한 마디 하라고 옆에서 보채는 것은 더욱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숨이 곧 멎어질 듯해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유언은 살아있을 때 문서로 남기는 것이다. 혹시 쓰다 남은 재산이 있다면 형제자매 가족들끼리 다툼이 일어나지 않도록 깔끔하게 정리해야 된다. 그리고 후세들에 남기는 철칙 한 마디 쯤도 남기는 게 좋다.

그럼 인생을 살면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죽음이 임박한 순간, 누구나 병석(참회와 후회를 말할 수 있는 값진 자리)에 누워 지난 삶을 회상한다.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겼던 주위의 갈채와 막대한 부는 죽음 앞에서 그 빛을 잃게 되고 그 의미도 모두 상실하게 된다.

어두운 방안의 생명 보조장치에서 나오는 불빛과 낮게 웅웅거리는 그 기계 소리는 저승사자의 발걸음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얼마나 두렵고 막막하겠는가? 그것을 절망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그 순간 많은 사람들이 깨닫는 것이 있다면 사람은 굶지 않을 정도의 부와 돈 버는 일과는 상관없는 다른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과 특히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많이 보내야 된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부의 환상은 결과적으로 비뚤어진 인간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고, 죽음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이란 추억뿐으로 그것이 진정한 부가 된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삶에는 한계가 없다. 그래서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가고, 오르고 싶은 곳이 있으면 올라가라.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고, 자신의 결단 속에 있다. 물질은 잃어버리면 되찾을 수 있지만 되찾을 수 없는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소중한 자신의 삶이다.

가족을 위한 사랑과 부부간의 사랑, 그리고 이웃을 향한 사랑을 귀히 여겨라. 자신을 잘 돌보며, 이웃을 사랑하라. 앞이 보이지 않으면 들리도록 표현하고, 귀가 들리지 않으면 보이도록 표현하되, 마음으로 표현하면 더 잘 들리고 잘 보이는 것이 사랑이다.

또한 사랑이 아닌 것을 사랑이 아닌 줄 아는 게 바로 참 진리이며, 살면서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것은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받을 수 있는 최고 선물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양심을 잃고 제 잘난 체하며 사는 자는 죽게 되고, 진실을 버리고 제멋대로 사는 자들은 망하게 되는 것이며, 정직을 멀리하고 안하무인격으로 사는 자들은 1만 가지 사업이 어긋나고 그르쳐져 근심걱정 속에서 헤어날 길이 없을 것이니, 앞으로 두고 보면 자연히 알게 될 것이다.

세상에 태어나 생로병사로 죽는 것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것이다. 무섭고 비참하게 병들어 죽는 것을 남의 일 같이 생각하는 자는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이다. 곧 자신도 그와 같이 더럽고 추하게 늙어서 병들어 죽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 허망하게 늙어 병들기 전에 믿음으로 기도하며 영혼의 양식을 장만해둬야 죽음 이후 천상에 오름을 기약할 수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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