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rdening Column] '도심지의 허파' 학교숲
공원은 지형적, 문화적, 인문적 요소와 이용자들의 특색이 있어야

2차 세계대전에서 히틀러에 맞서 연합군을 승리로 이끈 영국의 윈스턴 처칠은 “모든 나라는 그 나라 국민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라고 했다. 이 표현을 빌려 조경을 업으로 하고 있는 필자는 “모든 공원은 그 지역의 시민 수준에 맞게 만들어 진다”고 얘기 하고 싶다.

‘공원 만드는 건 조경업자들이 좋은 나무 심고 시설물 좋은 거 갖다 놓고 예쁜 포장재 깔면 좋은 공원 되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일부 동의한다. 하지만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좋은 공원은 좋은 나무, 좋은 시설물, 예쁜 포장재만 사용한다 해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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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공원을 만들고 조성하는 학문적인 배경인 조경은, 한국조경헌장에서 “아름답고 유용하고 건강한 환경을 형성하기 위해 인문적·과학적 지식을 응용하여 토지와 경관을 계획·설계·조성·관리하는 문화적 행위이다”라고 정의하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환경, 토지와 경관을 계획·설계·조성·관리’라는 이런 문구는 대부분 동의를 하면서 조경의 정의에 들어간 이유를 쉽게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인문적, 과학적, 문화적’ 이런 단어는 왜 들어갔을 지에 대해 궁금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글의 서두에 적은 “공원은 그 지역의 시민 수준에 맞게 만들어 진다”는 제언의 열쇠가 있다.

공원을 조성할 때 작은 공원이든 큰 공원이든, 그 공원의 대상지에 따른 지형적, 문화적, 인문적 요소가 있고, 이용자들만의 특색이 있었다. 한 예로 경북 OO시의 공공건물이나 공원에 가면 소나무 특수목이 항상 있었다. 민선초기 한 시장이 조경에 각별히 신경을 썼기 때문에 시민의 반응도 좋았다.

반면 어떤 지역 공원 조성 때에는 조경은 관심 밖이었다. 앞에 강물이 범람해서 집이 잠기기 때문에 우수배수를 확실히 해달라고 했다. 공원이 예쁜지 안 예쁜지는 둘째 문제라고 했다.

이런 일화는 공원을 조성하는 일(발주, 설계, 시공 등)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충분히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공원사업을 진행할 때 일반적으로 발주는 해당 지역의 공무원이 주로 하게 된다. 하지만 설계와 시공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 그 지역의 특성에 맞는 요소를 잘 뽑아 낼 수 있을까?

공원의 조성과정을 보면, 일반적으로 공원은 계획·설계 과정에서 대상지 주변의 주민들을 상대로 주민설명회, 공청회 등을 거친다. 그 과정 속에서 대상지 주변의 취약점, 요구사항, 희망사항 등을 사업을 담당하는 공무원들과 설계사무소에 전달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설계도서가 만들어지고, 공사규모에 맞는 시공사가 선정되어 시공을 하게 된다.

이에 따른 이용자를 위한 최상의 공원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과정별로 설명을 해보면, 계획·설계단계에서 대상지 주변의 이용예정자(지역민)들은 지형적 특성, 인문·문화적 특성, 공원에 대한 희망사항 등에 대해 사업주체 및 설계사(자)와 의사소통을 하고, 발주자는 예산편성과 사업목적에 맞는 제안을 공사완료시까지 지역민, 설계사, 시공사로부터 귀 기울여 듣고 반영한다. 이어 설계사는 발주자의 요구와 이용예정자들의 요구와 본인들의 노하우를 설계도서에 최대한 표현하고, 시공사(자)는 사업의 목적, 설계자의 의도, 이용예정자들의 요구 등을 헤아려 시공능력을 발휘할 때 최상의 공원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모든 공원은 그 지역의 시민 수준에 맞게 만들어 진다”는 의미는 지역민 수준에 맞춰서 만들어지니깐 시민에게 책임이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역의 지형적, 인문적, 문화적 여건을 고려해서 모든 공원은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앞으로 공원과 관련된 주민참여의 기회가 있을 때 주민설명회, 공청회 등에 관심 가지길 바라는 것이다. 또 공원이 하나씩 만들어질 때마다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가까이는 이웃 간 나아가서는 공무원, 해당 지역의 관변단체, 정치인들에게 전한다면 그 지역의 인문적·문화적인 요소에 더욱 맞는, 시민이 필요로 하는 공원이 만들어질 것이고, 나아가 더욱 살기 좋은 지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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