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ment Tech] 알기 쉬운 NFT 이야기②

글 서범석

RJ CRYPTO 대표이사, NFT 전문 미디어 ‘NFT TREND REVIEW’ 대표

세계 암호화폐시장 1위 거래소 바이낸스와 파트너십을 발표하는 호날두 ©호날두 인스타그램
세계 암호화폐시장 1위 거래소 바이낸스와 파트너십을 발표하는 호날두 ©호날두 인스타그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NFT 시장 전면에 나섰다. 지난 6월 23일 호날두는 자신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바이낸스와의 파트너십 체결 소식을 발표하며, NFT 게임을 바꿔보겠다고 말했다. 바이낸스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로 자체 NFT 마켓플레이스를 운영 중이다. 파트너십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고의 축구 선수와 암호 화폐 시장 1위 거래소의 만남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앞으로 NFT 시장에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축구 팬들에게는 어떤 즐길 거리를 제공할지 기대된다.

리오넬 메시의 ‘메시버스’, 2차 마켓에서 900만 달러로 가격 형성

호날두의 NFT 시장 등장은 사실 처음은 아니다. 작년 3월 NFT 카드 게임 ‘소레어(SORARE)’에서 호날두 NFT 카드가 29만 달러에 판매되어 화제가 되었다. 소레어에서는 스타 축구 선수들의 카드 NFT가 수집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유한 선수의 NFT들로 팀을 조합하여 가상 리그를 펼치고 보상을 받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현재 약 240개 축구 클럽의 라이선스가 등록되어 있다. 작년 9월 소프트뱅크가 8,200억 원을 투자했으며, 기업가치는 약 5조 원으로 평가 받았다.

NFT 시장에 뛰어든 축구 스타는 호날두 뿐만이 아니다. 호날두의 라이벌 리오넬 메시는 작년 8월 기념 수집품 성격의 NFT 컬렉션(시리즈) ‘메시버스(Messiverse)’를 출시했다. 이 중 가장 희귀한 NFT는 2차 마켓에서 900만 달러에 가격이 형성되기도 했다. 1차 마켓은 NFT 최초 발행자와 수집가(투자자) 간의 거래를 말하며, 2차 마켓은 수집가간의 거래를 말한다.

축구가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종목이지만, NFT 시장에서는 농구의 열기가 더욱 뜨겁다. 그 중심에 ‘NBA TOP SHOT’이 있다. NBA 유명 스타들의 명장면 사진이나 짧은 영상을 카드 형식의 NFT로 만들어 판매하고,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한 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한다. 소레어처럼 게임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수집품으로서의 NFT만을 취급하지만, 스포츠 NFT의 대명사일 뿐만 아니라, 전체 NFT 마켓플레이스 Top5에 오르내릴 정도로 인기가 많다.
 

MLB, NHL 등 미국 4대 프로스포츠도 NFT에 적극적

축구, 농구뿐만이 아니라 메이저리그야구(MLB)를 필두로 미국 4대 스포츠라 불리는 종목 모두 NFT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MLB는 작년 6월 ‘캔디(Candy)’라는 NFT 마켓플레이스와 라이선스를 체결하여 선수, 저지, 기념 트로피사진 등 다양한 종류의 NFT를 발행, 판매하고 있다. MLB 카드 수집의 옛 명성을 NFT 시장에서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중이다.

미국프로풋볼리그(NFL)는 지난 4월 선수 드래프트 관련 NFT 컬렉션을 출시했다. 리그에 속한 각 팀은 각각 52개의 NFT를 판매한다. NFT 컬렉션 이름은 ‘2022 드래프트 가상 티켓’으로 추후 보다 많은 NFT를 구매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최근 내셔널하키리그(NHL)도 NFT 플랫폼 스위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NFT 시장에 가세했다. NFT 마켓플레이스를 개시하고 2022-2023 시즌이 시작되는 10월에 첫 번째 NFT가 출시될 예정이다. 퀘스트 및 수집 기능으로 NFT를 게임화하여 팬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으로, NFT의 특성이나 혜택이 선수들의 실제 성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국내 스포츠 역시 NFT를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 주고 있지만, 이벤트성 기념 수집품 카드 NFT 발행과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을 뿐이다. 2차 마켓 거래를 활발히 하기 위한 노력이나 플랫폼이 부족한 실정이다.
 

두산 니퍼트 NFT
두산 니퍼트 NFT

국내 프로야구에는 두산 베어스가 앞장서 도입…KT도 가세

그나마 프로야구가 스포츠의 인기만큼이나 NFT 도입에 가장 앞서 있다. 프로야구를 관장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차원의 성과라기보다는, 특정 구단의 노력이 돋보인다. 두산 베어스다. 작년 12월 두버스(Dooverse)라는 NFT 플랫폼 베타버전을 개시하고, 선수들의 사진과 경기 영상들을 NFT로 발행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2월에는 자체 마켓플레이스 서비스를 개시했다. 전용 NFT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는 구단은 두산 베어스가 유일하다. 실제 운영은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이 맡고 있다.

두산 베어스 외에도 인기 프로 선수들 혹은 국가 대표 선수들의 사진과 경기 영상을 단발성으로 NFT로 발행한 사례들은 많이 있다. KT는 소속 또는 KT가 후원하는 스포츠 스타 이강인, 강백호, 소형준, 허훈, 양홍석 등 5명에 대해 오는 10월까지 매월 한 명씩 ‘오대장’ NFT를 발행하기로 했다. NFT 발행은 KT의 NFT 발행·관리 플랫폼 민클(MINCL)을 통해 진행하며 발행량은 총 1,000 조각이다.

우선 무엇을 위해 NFT를 도입하는지, NFT가 어떤 역할을 알 수 있을지 구단 혹은 협회 스스로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NFT를 통해 팬들에게 특별하고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되, 구단 혹은 비즈니스 관점에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면 된다. 간단하지만,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는 둘 다 어렵다. 멋모르는 팬들이 호기심에 몇 번 NFT를 구매해 볼 수는 있겠지만, 지속적인 수익원이 되기에는 지금과 같은 접근으로는 무리가 있다.
 

구단은 팬덤 강화 위한 도구로 NFT에 접근해야

NFT를 발행해서 판매 등록하는 행위 자체는 누구나 5분이면 거의 무료에 가까운 비용으로 할 수 있다. 지금처럼 기념품 수준의 NFT 발행이라면 비싼 비용으로 NFT 혹은 블록체인 전문 업체와 협업할 필요도 없다. 뒤질세라 NFT 발행과 판매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NFT를 통해 팬들에게 지속적으로 소구할 그 무언가를 고민해야 한다. 구단 관계자와 얘기해보면 보통은 스스로 답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NFT라는 도구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고 있을 뿐이다.

각 구단들은 우선 팬덤 강화를 위한 도구라는 측면에서 NFT에 접근해야 한다. 어설프게 사진 몇 장을 NFT로 팔아보겠다는 심산이라면 안 하느니만 못 하다. NFT 프로젝트들이 초기에 가장 많은 힘을 쏟는 부분이 커뮤니티 빌드업(Build-up)이다. NFT 프로젝트들이 어떤 방식으로 커뮤니티를 확장시키고, 결속력을 다지는지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NFT 시장의 커뮤니티 문화와 스포츠의 팬덤 문화를 비교해 보고, 스포츠 종목과 구단에 적합한 해답을 찾아 날카로운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NFT 전략이 팬들의 심장에 정확히 꽂혔다면, 추가 수입은 저절로 따라온다. 야구가 재미있으면 입장권 수입이 늘고, 스타 선수가 많으면 유니폼 판매량이 느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만, 1차 마켓(최초 판매)의 판매 수익을 최대화하기 위해서 대량 발행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1차 판매 수익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철저히 발행 수량을 제한하여 2차 마켓이 활성화 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팬들이 스스로 NFT의 가격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분위기만 만들어주면 된다. 팬들의 관심을 유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차 판매 수수료를 통해 추가 수입을 얻을 수도 있다. 팬들 입장에서도 재미와 더불어 투자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고, 그들은 더욱 충성스러운 팬이 된다.

아무리 훌륭한 전략이 뒷받침 되더라도 NFT가 전가의 보도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하이브(방탄소년단의 소속사)가 NFT 진출을 선언했을 때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가 왜 NFT 불매운동을 했는지, 손흥민이 NFT 발행 시점에 맞춰 트위터 계정을 개설했던 것이 왜 논란이 되었는지 분명히 되짚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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