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About Sports] ④킹 리차드(King Richard)
비너스·서리나 윌리엄스 자매의 성공이면에 그려진 진한 가족애

킹 리차드 영화 포스터
킹 리차드 영화 포스터

‘킹 리차드(King Richard)’는 얼핏 제목만 보면 영국의 ‘사자왕 리차드’를 다룬 영화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영화는 뜻밖에도 두 딸(비너스, 서리나)을 최고의 테니스 선수로 키워낸 아버지 리차드의 집념과 가족애를 다룬 실화이다. 지난해 개봉된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엄청났다. 주인공 리차드 역을 맡은 윌 스미스(53)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골든 글로브, 미국배우조합상,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 이어 올해 미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벌어진 스미스의 ‘돌발 손찌검’조차 이 영화를 흠집 내지 못했다. 국내에는 지난 3월 개봉됐다.

아이가 태어나기 2년 전, 아버지 리차드는 78쪽에 달하는 챔피언 육성 계획을 만든다. 테니스가 가장 상금이 많은 종목인 점을 우연히 알고 나서부터였다. 아버지는 두 딸 비너스와 서리나를 역사의 주인공으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두 소녀는 부모의 헌신과 믿음을 자양분 삼아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다.
 

리차드의 실제 모습, 배우 윌 스미스가 리차드 역을 맡았다.
리차드의 실제 모습, 배우 윌 스미스가 리차드 역을 맡았다.

이 영화가 스타 선수의 성장 스토리만 다뤘다면 아카데미는 그렇게 주목하지 않았을 것이다. 두 자매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앞서 2012년(<비너스와 서리나>)에도 만들어졌었다. 테니스를 배우기에 열악한 환경임에도 아버지는 두 딸이 훌륭한 테니스 선수이기보다 먼저 훌륭한 인간이 되기를 원했다. 리차드 가족에겐 테니스는 하나님, 믿음, 가족·인류에의 헌신, 교육 다음 순번이었다. 아버지는 딸들이 테니스를 치기 전에 이들 네 가지 조건부터 제대로 갖추도록 지도했다. 딸이 무슨 잘못을 저지르면 아버지는 벌로 테니스를 못 치게 하는 방법으로 테니스에 더욱 열중하게 만들었다. 부모는 딸들에게 강압적으로 요구하기보다 딸들의 욕망에 동참한 사람들이었다.

영화는 빈민가의 위험 속에서 어떻게 딸을 지켜내고, 올바르게 키워나갔는지, 일련의 성장과정이 호소력 짙게 그려진다. 세상의 편견과 전혀 이겨낼 수 없을 것 같던 불리함을 극복해 나간 두 딸은 마침내 두 명의 전설적 테니스 선수가 된다.

자매는 둘 다 세계랭킹 1위를 오랫동안 지켰으며 30차례의 그랜드슬램 단식 우승, 6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다. 또 프로대회에서 단식 122개, 복식 28개 타이틀 획득이라는 전무후무한 역사를 일군다. 한 가족의 감동적인 서사 속에 아버지는 두 딸에게 말한다. “세상은 날 무시했지만 너흰 달라, 존중 받게 할 것이다”

비너스 역의 사니야 시드니와 서리나 역의 데미 싱글턴은 영화를 찍기 전에는 테니스를 칠 줄 몰랐다. 대사를 외우기 전 테니스부터 배워야 했다. 왼손잡이 시드니는 오른손잡이인 비너스를 연기하기 위해 오른손 그립으로 바꿔야 했다. 반면 아버지 리차드 역인 주인공 윌 스미스는 15분 정도 테니스를 배우는데 그쳤다고 한다. 실존인물인 리차드도 테니스를 잘 못 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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