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한강 지구별 수상스포츠

글 송전헌 사진 홍남현

뚝섬 수영장 ©서울특별시한강사업본부
뚝섬 수영장 ©서울특별시한강사업본부

코로나 19로 운영이 중단됐던 도심 속 피서지 한강공원이 3년 만에 다시 문을 활짝 열었다. 수많은 시민들이 오랜만에 수영장과 수상 레저스포츠 시설을 찾아 즐거운 여름을 나고 있다. 스피드의 쾌감을 만끽하는 수상스포츠 마니아들은 흩날리는 물보라와 함께 무더위를 식힌다.

물놀이 삼매경에 빠진 동심들

물놀이 기구를 챙긴 아이들이 한껏 들뜬 표정으로 가족들과 함께 한강공원을 찾고 있다. 유아와 어린이는 보호자 없이 수영장에 입장할 수 없다 보니 엄마 손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수영장에 들어서면 입장권을 받기가 무섭게 물속으로 사라진다. 친구들과 물장구치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휴식시간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올 때까지는 엄마도 찾지 않는다. 곳곳에 배치된 안내요원들은 돌발 상황에 대비해 아이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눈을 떼지 않는다. 4인 가족에 하나씩 무료로 제공되는 파라솔 아래에서는 벌써 배가 고픈 듯 간식을 챙겨 먹는 어린이들도 보인다. 지난 6월 24일 3년 만에 문을 연 한강공원 6곳(뚝섬, 여의도, 광나루, 잠원, 난지, 양화)의 수영장과 물놀이장은 다시 아이들 천국이다. 매일 아침 9시 문을 열 때부터 저녁 7시 문을 닫을 때까지 물놀이 재미에 빠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접근성이 좋고 한강을 바라보며 수영을 할 수 있으면서도 이용요금이 저렴해 시민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한강공원 물놀이 시설에는 올해도 코로나 19로 지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특별시한강사업본부홈페이지
©서울특별시한강사업본부홈페이지

각 수영장에는 시민들 모두가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연령대별로 성인 풀, 청소년 풀, 어린이 풀, 유아 풀 등으로 공간이 나뉘어 있고 나이에 맞지 않으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또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3년 만에 다시 여는 만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시설물 정비하고 기계설비 가동 등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6월 말 집중호우로 난지 물놀이장이 침수되면서 복구 시까지 일시 운영이 중단된 적도 있었던 만큼 사전에 운영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주의사항도 꼭 체크해야 한다. 함께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반드시 수영모를 써야 하며, 수영 장비(스노클, 오리발) 등은 사용할 수 없다. 정부 지침에 따라 화장실, 매점 등 실내 시설 이용 때에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하며, 실외에서도 1m 거리 유지가 어려운 경우나 코로나 19 고위험군(고령층, 만성 호흡기 질환자, 미접종자 등)인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물길따라 즐겨보는 도심 속의 낙원'

멋진 풍경과 함께하는 쾌속 질주, 시원한 치맥! 한강은 수상액티비티 문화의 천국이기도 하다. 수상 레포츠는 특유의 청량감과 스릴도 있지만, 전신운동과 다이어트 효과도 있어 그 인기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
대표적인 수상 스포츠인 수상스키의 경우 1시간에 약 200kcal를 소모해 등산보다 더 높은 운동 효과를 내는 전신운동이다. 서프보드라고도 불리는 윈드서핑은 전신 근력 강화, 지구력 및 균형 감각 향상에 효과적인 스포츠이다. 여럿이서 타는 바나나 보트는 함께 탄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어 균형을 잘 잡아야 해서 사회성과 협동심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다. 모터보트가 일으키는 인공파도를 타는 웨이크 서핑도 바다가 아닌 강에서도 서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모터보트나 제트스키에 연결하여 수면 위를 달리는 플라잉피쉬는 균형 감각을 필수로 하는 래프팅과도 유사한 신종 레저스포츠도 뜨고 있다.
강습을 받고 숙달해야만 탈 수 있는 종목 외에도 가족이나 연인들이 가볍게 접할 수 있는 놀이형 스포츠를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강물 위에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튜브스터, 한강 을 달리며 빌딩 숲을 돌아보는 요트나 유람선과 같은 낭만적인 한강투어 등이 대표적이다. 1987년 서울시가 일반인들에게 한강을 개방했을 때만 해도 뚝섬에서 모터보트나 윈드서핑 타는 게 전부일 정도로 제한적이었다. 35년이 지난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한국의 랜드마크답게 곳곳에서 수상 레저 스포츠의 르네상스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올해는 짐실, 뚝섬, 잠원, 반포, 이촌, 여의도, 양화, 망워, 난지 등 9개 한강공원에서 원하는 수상 스포츠를 접할 수 있다. 각 지역 공원마다 운영하는 종목이 약간씩 다른 만큼 미리미리 챙겨보고 자신이 원하는 수상스포츠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찾아 가야만 실속 있게 한강의 물살을 가르며 무더위를 이겨 낼 수 있다.
한강에서 카누, 카약, 모터보트 같은 개인의 수상 레저 스포츠 장비를 이용하려면 서울시의 공공예약 시스템을 통해 꼭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또 지정된 '슬로프'로 장비를 물에 띄워야 한다. 서울시는 사전 예약을 통해 혼잡도가 줄어들면 시민들이 대기시간 없이 슬로프를 편리하게 이용하고, 안전사고도 예방해 공원 방문객들은 공원에서 보다 안전하게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지난해부터 사전예약제를 시행하고 있다.

 

세계인이 사랑하는 '신문화 1번지'

한강은 서울시민과 국민들의 여가문화의 공간이자 세계인들이 찾는 문화지구이기도 하다. 지난 2015년 개봉했던 어벤져스 2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는 마포대교, 청담대교, 세빛섬 등 한강을 배경으로 전투신이 펼쳐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강에서 치맥 파티를 하거나 포틀럭 파티(potluck party)를 하는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한강은 세계인들이 즐기는 '신문화 1번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3년여간 막혀 있던 하늘길이 다시 열린 이후에도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들리는 장소가 되고 있다. 이는 인구 천만 명에 가까운 대도시를 흐르는 강 중에 한강만큼 깨끗하고 볼거리가 풍부한 강이 세계적으로 없기 때문이다. 특히 기네스북에 등재된 반포대교의 달빛 무지개 분수 등 다양한 볼거리의 야경은 꼭 한번 봐야 할 서울의 밤 구경거리로 꼽히고 있다. 소풍이나 캠핑 같은 분위기에서 치킨과 피자 등의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재미에 빠진 외국인들중에는 탕수육과 짜장면을 시켜 먹는 사람들도 있어 한국인 다됐다는 얘기까지 듣는다고 한다.
서울시는 앞으로 영국 런던의 카나리워프와 독일 함부르크의 하펜시티 등과 같은 수변 중심의 도시 공간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글로벌 도시경쟁력을 키우는데 초점일 맞춘 '한강 르네상스' 시즌2가 실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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