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사일의 기적' 사우디 샤흐라니, 동료와 충돌해 안면 골절
사우디 승리에 활짝 웃은 빈 살만, 긴급 수술을 위해 개인 비행기 제공

©FIFA공식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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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 후보인 아르헨티나를 꺾고 승리를 차지하는 대반전 드라마를 보여줬다. 그 아무도 예상 못한 이번 카타르 월드컵 초반의 뜨거운 감자 그 자체다.

그러나 세계를 놀래킨 사우디도 순탄하게 승리를 차지한 것은 아니었다. 전반 10분에 메시에게 페널티킥 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전반을 0-1로 뒤진 채 끝났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사우디아라비아는 거센 반격을 펼쳤다. 후반 3분, 알셰흐리가 동점골을 터뜨렸고, 후반 8분에는 알다우사리의 역전골이 터졌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르헨티나의 날카로운 공격들을 잘 막아냈다. 후반 추가시간이 주어졌고, 후반 49분 아찔한 충돌 사고가 일어났다. 중원에서 찔러준 롱패스를 막으려고 사우디아라비아 골키퍼 알 오와이스가 전속력으로 달려나오며 펀칭을 시도하다가, 수비수 알 샤흐라니와 충돌했다.

공중으로 점프하면서 펀칭하는 골키퍼의 왼쪽 무릎에 동시에 공을 막으려 뛰어가던 알 샤흐라니의 얼굴이 정통으로 부딪히며 정신을 잃었다. 후반 49분 22초, 필드에 쓰러진 알 샤흐라니는 미동도 안하고 엎드려 있었다. 이 장면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심판은 경기를 중단하지 않았고 결국 17초 가량이 지나서야 경기는 중단됐다. 골키퍼는 놀란 표정으로 두 팔을 흔들며, 긴급 상황임을 알렸다. 사우디의 의료진이 신속하게 투입돼 알 샤흐라니의 몸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알 샤흐라니는 양 손의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괜찮다'는 표현을 했지만, 남은 월드컵을 뛸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다쳤다. 사우디아라비아 신문 '알 리야드'는 "검진 결과 턱과 얼굴 뼈가 부러졌고, 치아도 일부 손상됐으며 내출혈 증세까지 보였다"고 전했다.

이에 알 샤흐라니의 응급 수술을 위해 사우디의 왕세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은 독일로 향하는 개인 제트기를 준비시켰다고 아랍에미레이트의 일간지 '걸프 투데이'는 밝혔다.

경기가 2-1, 사우디아라비아의 승리로 끝나자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은 마치 월드컵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기뻐했다. 수도인 리야드 전체를 대표팀의 상징인 초록색으로 물들이고 응원하던 국민들도 승리의 기쁨을 온전히 만끽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만들어낸 대이변은 아랍 전체의 기쁨으로 퍼지는 분위기다. 이날 아랍에미리트, 레바논 등 이번 월드컵에 나서지 못한 중동 국가 팬들은 자국 국기를 들고 경기장에 들어와 아랍 축구의 자존심을 세운 사우디아라비아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현지 매체는 22일(현지시간) "사우디 정부가 아르헨티나전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경기 다음 날인 23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고 보도했다.

1994년 미국 대회 이후 28년 만의 월드컵 16강에 도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26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폴란드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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