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에 날벼락 손흥민 부상 변수…김민재 수비능력에 기대

카타르 현지에서 훈련 중인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카타르 현지에서 훈련 중인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한국축구대표팀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까. 역대 월드컵에서 시종일관 한국이 세운 목표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 같은 조에 속했다. 한국은 3개 팀과 잇따라 싸워 최소한 1승2무를 거둬야만 한다. 정말 쉽지 않은 목표다.

하지만 한국은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인 손흥민의 부상이란 날벼락이 떨어졌다. 지난 1일(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의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열린 마르세유와의 2022-2023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D조 최종 6차전 원정 경기에서 전반 23분 공중볼 경합을 하다 마르세유 찬셀 음벰바의 어깨에 얼굴을 강하게 부딪쳐 쓰러졌다. 결국 안면 골절로 판정이 나 수술을 받게 됐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골절된 왼쪽 눈 부위를 안정시키기 위해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면서 “수술 뒤 손흥민은 구단 의무진과 함께 재활에 들어갈 것이다. 추가 사항은 적절한 시기에 알리겠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한국 축구대표팀에 초비상이 걸렸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3주 남은 상황에서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의 부상은 팀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2강 또는 3강과 겨루는 조별리그

한국은 객관적으로 본선 진출국 중 중하위권이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같은 조 4개 팀 중 전력상 3위 또는 4위권에 해당했다. 즉, 우리보다 강한 2개 팀 또는 3개 팀을 상대로 최소 2개 팀을 제쳐야 하는 환경이다. 조별리그 통과가 한국으로서는 최소인 동시에 사실상 최대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포르투갈(국제축구연맹 랭킹 9위), 우루과이(14위)는 한국(28위)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 가나는 61위다. 당연히 가나는 3개 팀이 무조건 꺾어야 하는 제물로 여겨진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가나를 이겨도 별다른 이득을 누릴 수 없다. 결국, 한국은 가나를 ‘기본적으로’ 꺾고 남은 2개 팀에 지지 않는 결과를 내야 16강행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으로서는 우루과이전 무승부, 가나전 승리, 포르투갈전 무승부가 현실적인 목표다.
 

1차전 우루과이전 올인

한국은 우루과이전에 모든 전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1차전에서 패한다면 한국이 16강에 진출하기는 무척 어렵다. 한국이 만일 우루과이와 무승부 이상을 거둔다면, 3차전까지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반대로 우루과이전에 패하면 관심도는 급감한다. 우루과이에 이어 가나에게도 패한다면 한국 팬들에게 월드컵은 사실상 끝이다.

우루과이는 14번째 월드컵 출전이다. 우루과이는 월드컵 본선에서 강했다. 주전 대부분이 유럽에서 뛰고 있고 전통적으로 체력, 기술, 정신력, 전술 소화력을 겸비한 선수들이다. 이번 우루과이 대표팀은 수비가 튼튼하다. 디에고 고딘(36)을 중심으로 하는 수비진은 정상급이다. 반면 단점은 주전들의 노쇠화다.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35), 에디손 카바니(35)는 전성기를 지났다. 페데리코 발데르데(24·레알 마드리드), 다윈 누녜스(23·리버풀) 등 젊은 공격진 활약이 관건이다.
 

가나, 포르투갈전 전망

한국은 2차전 가나전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우루과이와 비기거나 이긴다면, 가나전 승리로 16강 진출을 사실상 확정할 수도 있다. 반대로 우루과이에 패한 데 이어 가나에도 패한다면 16강 진출은 거의 실패로 끝난다. 가나는 무조건 이겨야만 본전을 챙길 수 있는 상대인 셈이다. 반대로 가나에 패한다면 16강 진출은 훨씬 더 어려워진다.

가나 대표팀 코칭 스태프는 잉글랜드, 독일에서 선수와 지도자로 활약했다. 그만큼 선진축구에 해박하다. 가나는 이중국적 선수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대표팀을 꾸렸다. 장점은 매우 깊은 수비진이다. 다니엘 아마티(27·레스터시티)가 이끄는 수비진은 여느 팀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공격진은 카말딘 술레마나(20·스타드 렌), 파타우 이사쿠(18·스포르팅 리스본) 등 겁 없는 신예들 기량이 좋다. 다만 미드필더진은 다소 얇다. 토마스 파르티(29·아스널), 안드레 아이유(32·알 사드)가 빠지면 미드필더 조직력은 떨어진다. 이중국적 선수가 다수 포함된 만큼 위기에서는 팀워크가 깨질 공산도 있다.

가나는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잘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16강에 올랐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도 8강까지 진출했다. 남아공월드컵 8강에서 우루과이 수아레스의 노골적인 핸드볼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넣었다면 아프리카 최초로 4강에 올랐을 수도 있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도 미국, 포르투갈에 1골 차로 패했고 당시 세계 최강 독일과 비겼다.

최종 3차전 포르투갈전 승부는 앞선 경기 결과가 중요하다. 한국이 앞선 2경기에서 1승 이상을 거두고 포르투갈이 조별리그 최강자답게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하는 게 한국으로서는 훨씬 좋다. 포르투갈이 16강전에 대비해 주전급을 빼면서 전반적인 컨디션 조절에 주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포르투갈이 앞선 2경기에서 부진하다면 한국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포르투갈 출신 파울로 벤투 한국대표팀 감독이 포르투갈 전력 분석, 현재 상태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캐내는 게 필요하다.

포르투갈 전력을 좌우할 이슈는 ‘지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호날두는 이번 시즌 맨유에서 후보로 밀렸고 심지어 출전선수 명단에서 빠질 때도 적잖다. 포르투갈에서 호날두 영향력은 막대하다. 호날두가 욕심을 버리고 팀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희생하면 몰라도, 반대로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에서 고집을 과하게 부린다면 포르투갈은 힘을 잃을 수도 있다. 공격수 디오고 조타(25·리버풀)의 부상, 주앙 펠리스(22·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미검증된 해결사 능력이 관건이다. 포르투갈은 2006년 독일월드컵부터 4회 연속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상대적으로 약한 팀을 상대로는 강했다는 뜻이다.

 

이강인 등 선수들이 카타르 현지에서 1차전에 대비한 훈련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이강인 등 선수들이 카타르 현지에서 1차전에 대비한 훈련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한국은 다크호스

세계 주요 언론들은 포르투갈이 조 1위를 차지하리라 예상한다. 다음 유력한 16강 진출국은 우루과이다. 다수 언론사, 스포츠 베팅업체들은 한국과 가나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비슷하게 보고 있다. “한국이 우루과이를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는 포르투갈과 우루과이가 조별리그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이같은 관측은 손흥민의 부상으로 더욱 힘을 받게 됐다.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재활 기간이 얼마나 필요할지 밝히지 않았으나, 손흥민이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다고 해도 수술 후유증과 훈련 부족으로 그라운드에서 제대로 활약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아예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한국은 이에 따라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센세이셔널을 일으키고 있는 김민재(25·나폴리)의 수비능력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할 상황이 됐다. 상대적으로 약체인 한국이 월드컵 경기에서 2골을 이상을 내준다면 이기기 힘들다. 역대 월드컵에서도 2골 이상 실점하고 이긴 적이 없다. 김민재가 한국 수비진을 이끌면서 1실점 이하로 선방한다면 무승부 또는 승리를 기대할 만하다. 이는 손흥민의 빠른 회복이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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