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피로 하향 안정세 전망…국내 캐디들, 양질의 일자리 잠식 우려

내년부터 중국교포의 국내 캐디 취업이 가능해지면서 캐디난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중국교포의 국내 캐디 취업이 가능해지면서 캐디난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내년부터 중국교포들의 골프장 캐디 취업문을 열면서 골프계가 술렁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내년부터 방문취업 동포(H-2)의 고용규제 방식이 개선되어 고용허용 업종이 확대된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따라 골프장 캐디가 적용되는 취업제한 업종에서 제외되면서 중국교포들이 골프장 캐디로 취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7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발표한 ‘중국교포 캐디 도입이 국내 골프장에 미치는 영향’ 자료에 따르면, 중국교포 캐디가 내년부터 도입되면서 캐디부족난이 해소되고 천정부지로 오르기만 했던 캐디피도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캐디 종사자수는 약 3만6,605명으로 1년전보다 4,677명 늘어났지만 약 20% 정도인 5천~6천명 정도가 부족하다고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다만 캐디직은 연봉 4,000만~5,000만원에 달하는 고소득 업종이기 때문에 중국교포들이 대거 캐디로 몰려들어 부족한 캐디 일자리를 중국교포들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캐디피도 하향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2010년 10만원에 불과했던 팀당 캐디피는 2014년 12만원, 지난해 13만원, 올해는 14만~15만원으로 올랐는데, 이는 캐디가 부족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올해는 캐디의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 조치 등으로 팀당 캐디피는 추가로 1만~2만원씩 올랐다.

캐디피가 급등하면서 골퍼들의 경제적 부담도 커졌다. 지난해 골퍼들의 캐디피 지출액은 1조 5,934억원으로 2019년보다는 35.5% 급증했고 골퍼 1인당 28만 3천원(오버피 제외)을 지출했다. 캐디 1인당 연간 수입은 약 4,350만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캐디피가 계속 인상됨에도 불구하고 캐디 서비스는 오히려 후퇴하면서 골퍼들의 불만이 팽배해있다.

그렇지만 중국교포 캐디가 공급되면서 캐디부족난이 해소되면서 캐디선택제를 실시하는 골프장수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노캐디ㆍ운전캐디ㆍ마샬캐디 등 캐디선택제를 실시하고 있는 골프장수는 지난 10월 기준으로 201개소로 전체 골프장의 36.7%에 달하고,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말 118개소보다 70.3% 급증했다. 이는 코로나19 호황으로 야간영업을 하는 골프장과 신설 골프장이 급증하고 있지만 캐디구인난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중국교포들이 캐디로 취업하게 되면서 캐디부족난이 크게 완화되겠지만 양질의 일자리인 캐디직이 중국교포들에게 잠식된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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