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 구절초공원, 유네스코 등재 무성서원에 쌍화차 거리까지

구절초공원 ©정읍시
구절초공원 ©정읍시

한국관광100선에 꼽힌 구철초 축제, 9월 하순에

정읍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도시다. 단풍명소인 내장산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전국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전라북도 제1호 ‘지방 정원’으로 등록된 구절초공원은 축제와 어우러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옥정호 상류 만경대 부근 야산에 가을 야생화인 구절초로 조성한 공원으로, 매년 이곳에서 구절초 꽃축제가 열린다. 50만 명 이상의 방문객들과 사진작가의 발길이 이어지며 2014년에는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베스트 그 곳’으로 선정됐다.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한국 관광 100선’에 꼽히기도 했던 축제는 올해도 9월 29일부터 10월 1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또 지금까지 남아 전해지는 유일한 백제의 노래인 ‘정읍사(井邑詞)’를 주제로 한 정읍사문화제는 향토적인 서정을 느껴볼 수 있는 행사다. 행상 나간 남편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여인의 숭고한 사랑을 담은 백제가요의 문화제답게 부부는 물론 가족과 친구, 이웃과의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있다. 올해는 9월 24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된다.
 

무성서원 ©정읍시
무성서원 ©정읍시

최치원 사당인 무성서원은 구한말 항일운동의 거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무성서원과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공원 등은 정읍의 역사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무성서원은 통일신라시대 학자 고운(孤雲) 최치원(857~?)을 모신 서원이다. 최치원이 지금의 태산(지금의 태인) 태수로 부임했을 때 선정을 베풀었던 치적과 학덕을 기리기 위해 1615년 지역의 유림들이 뜻을 모아 건립했다.

무성서원의 건축적 특징은 누각인 현가루와 강당인 명륜당, 제향 공간인 태산사가 일직선을 이룬다는 데 있다. 전형적인 전학후묘의 배치와 구성을 따른다. 일정한 공간을 따라 늘어선 건물의 구조는 단조로우면서도 호젓하다. 각각의 영역을 존중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무성서원은 구한말 항일 의병의 활동 거점이기도 했다. 병오년(1906년) 최익현과 임병찬이 이곳을 중심으로 의병 활동을 했던 곳으로 더욱 뜻깊은 공간이다.

자연과 어우러진 역사문화 탐방에 쌍화차를 맛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정읍 관광코스다. 쌍화차는 숙지황, 당귀, 천궁, 계피 등 한약재를 달인 물에 밤, 은행 등 고명을 넣어 마시는 차다. 음과 양의 부족한 기운을 보충한다는 의미를 담은 쌍화차는 찬바람이 불거나 고된 일상으로 몸에 이상 신호가 왔을 때 온몸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보양차다. 정읍경찰서에서 세무서까지 쌍화차를 파는 전통찻집 거리가 형성되어있다. 1980년대 한 전통찻집이 문을 열면서 하나둘씩 터를 잡기 시작해 지금은 15~16개소가 성업중이다.
 

천혜의 자연 및 문화예술자원에도 지역경제활성화 유인 못해

정읍은 지황(地黃)의 주산지로 조선시대에는 궁중에 진상될 만큼 최고의 품질을 자랑했다. 바로 이 지황의 뿌리를 쪄서 만든 ‘숙지황’이 정읍 쌍화차의 주재료다. 좋은 재료에 맛까지 뛰어나 정읍 쌍화차 거리는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주말에는 줄을 서야만 맛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최근에는 내장산 국민여가캠핑장과 칠보물테마유원지, 천사히어로즈의 실내 복합놀이시설 등이 뜨고 있다. 호남고속도로와 KTX 등 교통인프라도 탄탄하게 갖춰져 있다. 다만 아쉽게도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문화예술자원이라는 구슬은 많은데, 구슬들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꿰는 데 아직 미흡하다. 또 명소를 찾아온 관광객들이 시내 투어에는 흥미를 느끼지 않아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다. 제대로 구슬을 꿰고, 파급력 있는 시내 유입대책을 찾는 게 당장의 과제이다.

고사부리성(백제 중방성) 조기 복원과 정비, 정읍천과 정읍역을 연결하는 도로 건설, 인근 유휴지에 문화창작공간을 만들고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의 정읍역-정읍천 연계 관광 핫 플레이스 조성 등이 구슬을 성공적으로 꿰어 나가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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