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대신 연륜으로 바위를 다스리는 ‘건강암벽등반’의 고수들

거침이 없었다.
어떤 난관도 힘으로 이겨냈다.
젊은 날의 일이다.
나이를 먹었지만 성취감과 희열을 포기할 수 없다.
힘이 아닌 지혜가 필요했다.
원리를 찾았다.
60대가 넘어도 절벽이 두렵지 않다.
어떤 기암괴석에도 길이 보인다.

 

생활체육투데이 창간 1주년 기념 등반에 나선 청산암벽산악회 ©청산암벽산악회
생활체육투데이 창간 1주년 기념 등반에 나선 청산암벽산악회 ©청산암벽산악회

암벽 위의 노익장 ‘청산암벽산악회’

청산암벽산악회는 젊은 시절의 강함을 내려놓은 지 오래다. 힘 대신 요령으로 암벽을 탄다.

그들의 암벽등반의 원리는 네발(손,발)로 걷는 야생동물의 걸음이다. 손끝 발끝을 이용하는 건강 걸음이다. 손발부터 전신의 관절과 근육을 풀어 주면서 균형감도 향상시키는 ‘건강회춘 암벽등반법’이다. 나이가 들면 균형 감각이 둔해져 자꾸 넘어지는데 손끝 발끝을 자극해 몸이 균형을 잡도록 하고 12경락과 대뇌를 깨워 노화와 치매 등도 예방 해 준다.

살찐 암벽 등반가는 없다. 균형 잡히고 날렵한 몸매만 있을 뿐이다. 척추를 펴고, 전신 관절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건강 효과로 치면 일반 운동의 4~5배를 넘는다. 암벽등반은 힘으로만 하는 게 아니다. 힘 빼는 기술이 아주 중요하다. 그 기법을 정확하게 숙달하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등반이 가능하다. 80대 여성 등반가가 활동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60대 이상인 청산암벽회원들도 이 건강 암벽등반으로 20년 이상 안전하게 암벽타기를 즐기고 있다.
 

암벽을 타면 균형 감각이 향상된다. ©청산암벽산악회
암벽을 타면 균형 감각이 향상된다. ©청산암벽산악회

젊음에 재도전하는 청산암벽산악회, 고령사회 생활체육의 해답

미식가들은 맛집을 찾는다. 음악 애호가들은 뮤직 페스티벌을 즐긴다. 청산암벽산악회원들은 전국의 바위산을 찾는다. 등반 난이도가 높을 산일수록 호감이 당긴다. 등반가들의 로망인 암벽을 찾아 도전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취미다.

암벽을 타고 오르는 과정이 참선수련이나 명상수련과 상통하는 매력이 있다. 단 몇 m를 오르기 위해 오랜 시간을 집중하기도 한다. 바위 사이 미세한 균열과 높낮이를 파악하고 수학문제를 풀듯 정밀하게 절제된 동작으로 오른다.

때로는 깎아지른 절벽과 절벽사이를 티롤리안 트래버스(Tyrolean Traverse)로 건너는 모험도 시도한다. 정상에 오르면 천하가 발아래 있다. 고도의 성취감과 희열을 맛보는 순간이다. 굳어지고 틀어진 몸이 균형을 되찾아 감도 느낀다. 만병이 물러가고 젊음이 되돌아오는 듯 자신감마저 차오른다.

병원 대신 산을 찾고 약 대신 맑은 공기를 마시는 이들에게는 고령사회의 의료비 증가문제가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자신들처럼 자연을 벗 삼아 암벽을 타면서 노년의 삶을 즐기는 암벽등반애호가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할 뿐이다. 창간 1주년을 맞은 <생활체육투데이>가 청산암벽산악회를 조명했다면 창간 10년에는 고령사회문제가 생활체육으로 해결되어 간다는 희망적인 뉴스가 전해지를 또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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