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환경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것이 조경인의 사명

©김경섭
©김경섭

바람이 불어온다. 쌀쌀하다. 가을의 시작임을 알린다. 나는 드넓은 공원을 가로질러 산책하듯 걸어서 출근을 한다. 출근 때마다 이런 축복에 늘 감사를 드린다.

단풍나무는 매일 색이 바뀌고 있다. 감나무의 감이 탐스럽다, 왕벚나무 가로수가 호수 주변으로 펼쳐지고, 고무칩 보행로를 따라가면 다양한 운동시설이 시선을 이끈다.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가볍게 몸을 풀며 100세 시대를 만끽한다. 계속 걷다 보면 광장에서는 많은 분들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에어로빅댄스에 몸을 맡기고 즐긴다.

도시의 아침을 깨우는, 활력이 넘치는 하루의 시작이다. 잠시 신호등에 걸려 멈추어 서면, 출근길 차량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차도, 보행로 옆 포켓(쌈지)공원에 있는 꽃댕강나무 연한 분홍꽃의 자태가 아름답다. 도시 숲 개념의 차도변 공원에는 이팝나무, 은목서, 동백나무, 후피향나무, 화살나무, 다양한 수목들과 앉음벽, 깔끔하게 조성된 산책로, 이 모든 게 아름다운 풍경의 연속이다.

유리벽으로 마감된 고층 빌딩, 6차선, 4차선의 격자형 도로. 토목, 건축, 조경이 잘 어우러져 훌륭한 도시경관을 보여준다. 도시계획을 하고, 토목공사로 도로·단지 구획을 하며, 건축물이 들어서고 아름다운 조경이 마무리된다. 도시는 여러 가지 복합된 과정이 하나로 모여 우리 삶을 풍족하게 만들어 준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요즘 복합 쇼핑몰 내부도 조경이 예사롭지 않다. 실내조경이 한 획을 긋고 있는 모양새다.
건축물 실내로 수목과 다양한 식물소재, 휴게시설물 등을 끌어들여 훨씬 더 깊이 있고, 쾌적한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어디 여기뿐이겠는가? 대형 커피숍, 카페, 베이커리 다양한 장소에 조경이 접목되어 삶을 더욱 쾌적하고, 안정감 있게 만들어 주고 있다.

조경 안에는 다양한 소재가 있다. 푸르름을 표현하는 지피류. 꽃의 아름다움을 제공하는 소관목, 작은 공간의 푸르름을 선사하는 중관목, 소나무와 같이 녹음, 계절감이 돋보이는 대형목의 수목과 더불어 휴게, 놀이, 포장 시설물 그리고 화훼, 분재, 석물, 수경, 목공, 철공 등 셀 수 없이 많다. 
그 소재를 바탕으로 설계사무소, 대형엔지니어링, 시공회사, 유지관리전문회사, 감리사, 녹지직 공무원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 이 모든 이들은 우리가 살아 숨 쉬는 이 공간을 보다 기능적이면서도 아름답게 가꾸어 갈 사명이 있다.

자연을 갈망하는 인간의 삶이 “회색 구조물에 녹색을 더 하라”고 한다. 
우리 생활 속의 조경은 홀로 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다양한 사람, 다양한 분야와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창조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조경은 건강한 사회의 척도이고 행복한 삶의 기반이다.

생태적 위기에 대처하는 실천적 해법을 제시하고, 공동체 형성을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경관을 구현해야 하며, 지속 가능한 환경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은 조경의 책임이자 숙제이다.

“참되거라.” “바르거라.” 초등학교 시절 교장 선생님의 훈화가 떠오른다. 이는 비단 조경인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환경 조성에 관여하는 모든 건설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금과옥조 같은 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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