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아래 모터가 우아한 보딩을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배워봅시다 - E-포일

속도가 너무 느리거나 빨라도 보드가 가라앉아 물에 빠지기 일쑤다. ©홍남현
속도가 너무 느리거나 빨라도 보드가 가라앉아 물에 빠지기 일쑤다. ©홍남현

8월, 너무나도 뜨겁게 햇볕이 쏟아져 내리는 계절이 돌아왔다. 작렬하는 태양을 피해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앞으로 피하는 것도 좋지만 기왕이면 이열치열!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수상 스포츠를 찾아 강으로, 바다로 떠나는 것도 한 번뿐일 올해의 여름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푹푹 찌는 더위가 밉긴 해도, 또 금방 지나간다면 아쉬울, 이 8월을 즐기기 위해 이번에도 물가로 떠났다. 서울에서 가평까지 차로 약 1시간 30분, 짙은 녹음에 물든 북한강을 끼고 굽이굽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리조트와 레포츠 시설이 함께 있는 ‘에스에스리조트’를 만날 수 있다.

몸도 마음도 가볍게

기자가 방문한 경기도 가평 ‘에스에스리조트’의 이도영 코치에게 새로운 물놀이 기구인 E-포일에 대해 간단한 이론 교육과 주의사항부터 강습을 들었다. E-포일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여느 수상 레포츠와 같이 개인 물품뿐이었다. ‘에스에스 리조트’에도 여러 장비와 용품이 잘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E-포일을 열심히 즐긴 후 씻기 위한 세면도구나 물에 들어갈 때 입을 래시가드 정도만 챙겨오면 된다. 기자의 경우는 리조트 내 서프하우스에 마련된 슈트를 입고 참여했다.

역시나 수상레포츠이다 보니 안전을 위해 조끼와 무전기가 장착된 모자도 착용했다. 윈드서핑 때 대여했던 구명조끼와 달리 얇으면서도 어느 정도 부력이 있어 몸이 둔해지지 않고 보다 가볍게 중심을 잡기에 용이했다.
 

E-포일에 오르기 전 리모컨 작동법을 익혀야한다. ©홍남현
E-포일에 오르기 전 리모컨 작동법을 익혀야한다. ©홍남현

생소한 E-포일

E-포일은 파도가 없는 곳에서 서핑, 윈드서핑, 카이트 서핑 등의 해양스포츠를 대체할 수 있는 신종 해양 레저스포츠다.

E-포일은 전동 하이드로포일을 의미하며, 바람이나 파도가 필요하지 않아 기상 상황에 영향을 적게 받는다. 보트에 매달려 물살을 가르는 웨이크보드(수상스키)와 비슷하지만 하이드로포일링은 수면 아래 보드를 공중으로 밀어내는 날개가 있어 이를 부력으로 활용한다. 밧줄이 연결되지 않은 채로도 자유자재로 물 위에 떠서 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리모컨으로 속도를 조종하는 하이드로포일링이 가능한 E-포일은 대략 1∼2년 전쯤 국내에 출시됐다. 말하자면 ‘뉴 스포츠’인 셈이다. 모터의 추진력을 활용해 자력으로 물 위를 주행하고 날아오를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다.

E-포일은 물 위를 더 빨리 날 수 있도록 하고, 상황에 따라 속도를 변화시킴으로써 보다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일방적으로 보트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속도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스피드가 장점이었던 다른 수상 레포츠보다도 안전하다는 정점이 있다.

또한 E-포일은 익스트림 스포츠일 뿐만 아니라 배기가스, 오일 누수 등 해양오염 걱정 없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인 차세대 수상 스포츠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인 웨이크보드에 추진장치를 달아 놓은 것과 비슷하지만 수면이 아닌 수면 위에 날아다니며 서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확연히 다르다. 최고 속도는 대략 40㎞/h이며 25㎞/h의 속도로 최대 25㎞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물 위로 더 높게 떠오를 수 있다. 적당한 속도로 즐긴다면 최대 1시간 정도를 탈 수 있으며, 추가 배터리팩을 연결해 시간을 늘릴 수도 있다. 보드의 사이즈는 제조사마다 다른데, 보통 실력이 좋을수록 작은 보트를 선호한다. 이날 기자가 탄 보트는 길이 약 170㎝ 정도의 보드였다.

E-포일은 호수, 강, 바다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 다만, 수면 아래의 보이지 않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1.5m 이상 깊이에서 주행하는 것을 추천하며, 주행 시 사람 근처에 접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리모컨을 이용해 작동 중일 경우에는 보드 아래 다리 근처의 모터가 작동 중이기 때문에 보드 뒤쪽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4단계, 완성! ©홍남현
4단계, 완성! ©홍남현

처음 뵙겠습니다

보드와 블루투스로 연결된 리모컨으로 보드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리모컨을 조이스틱처럼 움직여서 방향을 조종하는 것은 아니고 단순히 속도만 조절하는 용도다. 방향은 무게 중심을 이동해 전환한다.

보드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4단계를 거쳐야 한다.

1. 엎드려 타기

2. 두 무릎 꿇고 엎드려 타기

3. 한 무릎 세우고 타기

4. 일어서기

그래도 지난 달에 윈드서핑을 배우느라 보드 위에서 중심을 잡아 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3단계까지는 비교적 수월하게 익힐 수 있었다. 왜 육지에서의 설명 시간이 짧았었는지 직접 보드에 올라보니 알 수 있었다.

보드의 운전법은 아주 직관적이다. 오른쪽으로 가고 싶으면 오른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속도도 어느 정도 있는데다 3단계쯤 되면 보드 위에서 중심도 잘 잡아야 하니,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한 속도가 빨라지면 보드가 수면 위로 뜨기 시작하는데, 초보인 기자가 설정한 속도에서는 보드가 전체적으로 뜨는 것이 아니라 보드의 앞쪽만 떠서 좌우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중심을 분배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써가며 운전했다.

더군다나 기자가 간 곳은 일명 ‘빠지’(수상레저 장소들이 바지(barge)선과 비슷해 바지라 부르다 보다 강한 빠지로 발음)가 몰려있는 가평의 북한강이었다. 휴가철을 맞아 물놀이 나온 보트들이 많아 수면이 많이 출렁거렸다. 그만큼 중심은 잡기 힘들었고, 바다의 파도마냥 거세게 몰아치는 물들에 공격당하기도 부지기수였다. 하루 만에 배워보는 것이긴 하지만 최종적으로 한 번쯤은 보드 위에서 일어나 보고 싶었기 때문에 자꾸 욕심이 생겼다.
 

두려움을 이겨내야 짜릿함을 만날 수 있다

기자는 사실 속도에 대해 두려움이 상당히 많다. 그래서 스스로 속도를 조절해 타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천천히 가면 무게 때문에 보트가 기울거나 가라앉아 마냥 하고픈 대로 느긋하게 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보드 위에서 일어나려면 물살이 세지 않고 잔잔한 타이밍을 잘 맞춰 중심을 잡아야 하고, 다가오는 보트가 없는지도 살펴야 했으며, 더군다나 가장 두려운 부분이었던 속도도 스스로 높여야만 했다.

그래서 코치와 함께 보트를 타고 이동해 조금은 한적한 곳에서 한 번 도전할 기회가 있었다. 주변에 신경 쓸 거리가 줄어들다 보니 3단계까지는 저절로 몸이 움직였다. 마지막 4단계는 ‘일어서기’.

그리고 도전 결과는? 성공! 길게 서 있지는 못했지만 ‘아! 내가 섰구나! 이 느낌이구나!’하는 정도는 느낄 수 있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온 몸에 전율이 흐른다. E-포일의 설명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속도가 엄청 빠르면 보드는 공기를 가르고 윙 부분만 물에 잠겨 나아가게 되는데 완벽하진 못했어도 조금은 그 느낌을 느꼈던 것 같다. 엎드려 탈 때와는 또 다르게 수면의 울렁임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릴 적 봤던 만화 ‘날아라 슈퍼보드’의 주인공처럼 보드에 몸을 맡기고 날아가진 못했지만 몇 초나마 마음먹었던 것을 해내고야 말았다는 성취감이 행복감을 불러일으켰다.
 

대한민국에서 E-포일을 타기 위해서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E-포일을 경험해보기는 쉽지 않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웨이크보드만큼 널리 보급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상 레포츠임에도 공기를 가르는 그 생경한 느낌을 꼭 겪어보고 싶다고 느끼는 사람은 ‘에스에스리조트’에 연락해 예약 후 E-포일을 배워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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