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연패에 빠진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 한국배구연맹(KOVO)

프로배구 남자부 선두권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조짐이다. 상위권 두 팀이 최근 경기에서 나란히 패배했다.
 
1위 대한항공은 1일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 대 3으로 졌고, 2위 KB손해보험은 2일 OK금융그룹에게 셧아웃으로 무릎을 꿇었다.
 
대한항공은 최근 2연패에 빠지며 선두 수성에 노란 불이 켜졌다. 승점 47로 선두를 유지했지만 2위 KB손보(승점 43)와 3위 우리카드(승점 42)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KB손보는 선두 대한항공을 따라잡을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승점 3점을 챙겼다면 대한항공을 1점 차까지 추격할 수 있었지만, 단 1점도 챙기지 못했다.
 
상위권 두 팀이 순위 경쟁에서 미끄러진 가운데 3위 우리카드가 최근 3연패를 끊고 반등에 나섰다. 선두 대한항공을 2연패로 내몰았다.
 
현대건설이 독주 체제를 달리고 있는 여자부와 달리 남자부의 순위 경쟁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상위권에 속한 대한항공-KB손보-우리카드 세 팀은 올 시즌 단 10경기를 남겨두고 치열한 선두 경쟁을 예고했다.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의 외국인 선수 알렉스. 한국배구연맹(KOVO)

선두 수성이 시급한 대한항공은 최근 2경기에서 잦은 범실로 무너졌다. 특히 최근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기록한 팀 범실 30개 중 서브 범실이 무려 18개로 많았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수준 낮은 배구였다. 결과를 떠나 경기의 질이 매우 낮았다"고 지적했다.
 
팀 서브 3위(세트당 1.35개)인 대한항공은 시즌 서브 3위(세트당 0.64개) 정지석이 서브를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정지석은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시도한 18개의 서브 중 5개의 범실을 기록했고, 성공은 단 한 개도 없었다. 대한항공은 정지석을 중심으로 흔들리는 서브를 바로잡아야 한다.
 
KB손보는 5라운드 첫 경기에서 선두 대한항공을 풀세트 접전 끝에 꺾고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최근 OK금융그룹과 경기에서 김정호, 김홍정 등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OK금융그룹의 주포 레오(29점)의 맹폭을 막지 못했다. 케이타가 21득점으로 분전했지만 공격 성공률이 44%에 그쳤다. 케이타는 이날은 몸이 무거운 모습이었다. 2세트에 투입된 김정호가 9득점으로 뒤를 받쳤지만 역부족했다.
 
KB손보는 시즌 득점 1위 케이타(941점)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약점으로 꼽힌다. 케이타의 몸 상태와 활약 여부가 중요하다. 약 한 달 만에 돌아온 팀 내 득점 2위 김정호(192점)가 케이타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우리카드는 알렉스의 공격 성공률에 승패가 달렸다. 최근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알렉스가) 지난 시즌보다 공격의 효율성이 많이 떨어졌다. 앞으로 같이 풀어나가야할 부분"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알렉스는 신 감독의 우려와 달리 최근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양 팀 최다인 35득점을 터뜨리며 팀을 연패 수렁에서 구했다. 특히 55.76%로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알렉스는 남은 경기에서도 신 감독의 요구대로 안정적인 공격을 펼친다면 우리카드의 반등을 이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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